Photo by Sam Truong Dan on Unsplash 매년 연말이면, 꿀팁을 드립니다.

개발자를 채용함에 있어 강렬함이 없다.

전세계의 수 많은 스타트업에서 모두 다 함께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개발자 채용이죠. 비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이미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성장 중인, 아직 작아 보이는 스타트업은 개발자를 모셔오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개발자 채용에 얼마나 열을 올리시는지 채용 페이지에 멋드러진 디자인을 입혀놓는 것은 기본이고, 지하철에 붙어있는 광고판부터 크고 작은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어마어마한 자원을 투입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피플펀드에서도 이런저런 채용 홍보를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들 사이에서 특별해 보이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거죠.

우리도 채용보상금을 만들어보자.

피플펀드도 몇 차례 채용보상금을 운영했었습니다. 단기적으로 말이죠. 이걸 상시 운영하면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인사를 총괄하시는 분, 운영을 총괄하시는 분, 재무를 총괄하시는 분을 쫓아다니며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촌철살인과 같은 한 마디에 무너졌습니다.

섬기님, 그게 정말 좋은 분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겠어요?

맞는 이야기입니다. 이 질문에 말문이 막혔죠. 나라면 채용보상금 때문에 어떤 회사에 입사를 하고 싶었을까 하며 반문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바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채용에 정말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라면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채용보상금은 왜 필요한가?

피플펀드에서 여러 가지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합니다. 이 질문을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피플펀드는 기업 문화에 공을 많이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설적이고 공개적으로 금전적인 혜택을 만들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형평성’이라는 가치에서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플펀드는 금전적인 혜택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고, 우리의 과실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려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더불어서 가장 채용이 힘든 직군인 개발자를 모시기 위한 노력을 전사가 함께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당위성도 떠올랐습니다.

비록 ‘어떻게’로부터 출발했음이 아쉽지만, ‘왜’라는 질문에 나름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질문을 던졌던 분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채용보상금 정책은 탁월한가?

하지만 아직 질문 공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 제도가 탁월한 제도인지 답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그 분, 재무를 총괄하시는 분께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채용보상금을 죽을 때까지 계속 준다거나 이래야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득해야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했던 분께서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먼저 내놓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바로 아이디어를 가다듬기 시작했습니다. 무릇 제도란 이런저런 단서들이 붙기 마련입니다.

피플펀드의 채용보상금 제도

피플펀드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채용보상금을 지급합니다.

  1. 임직원이 추천한 입사자가 개발 직군인 경우, 추천자와 입사자 모두에게 지급합니다.
  2. 입사자가 최초 입사 후 3개월 근무 시, 연말을 기준으로 추천자와 입사자에게 각각 100만원을 지급합니다.
  3. 추천자와 입사자 모두 함께 피플펀드에 잔류한다면, 매 연말을 기준으로 추천자와 입사자에게 각각 100만원을 지급합니다.

지금 떠오르시는 그대로입니다. 피플펀드에 소속된 채로, 열 명의 개발자 분들을 추천해서 그 중 다섯 명이 입사를 하셨고, 아무도 퇴사를 하지 않는다면, 매해 연말에 500만원을 지급받습니다.

이 제도의 이름은 무엇인가?

다행히도 아직 들어본 적 없는 제도를 만들게 되었고, 전사회의를 통해 사내에 제도를 전파했습니다. 나름의 반응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좋은 제도를 만들어냈다는 뿌듯함은 있었지만, 이름을 붙여주고 싶은 아쉬움이 한 켠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입사한지 한 달이 막 넘으신 동료분께서 한 마디를 던지고 가셨습니다.

이거 정말 재미있는 제도인 것 같아요. 채용연금이라고 불러도 되겠는데요?

채용연금. 직관적으로 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인지라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한 번 정해진 이름은 변경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단어를 검토했습니다. 채용이라는 단어는 회사의 입장이며, 실제로 혜택을 받을 사람들의 입장에 서 있는 단어를 선택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추천 혹은 이직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렇게 이 제도의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2019년 봄의 열림에 서서, 미세먼지 때문에 찌푸린 인상을 펼 수 있도록 피플펀드의 추천연금 제도를 시작합니다.